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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섹스를 위하여  

색다른 섹스를 위하여              이미지 #1
영화 [varsity blues]

세상 일이 다 그렇듯, 반복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다 보면 지겨워지게 마련이다. 섹스도 그렇다. 매번 파트너를 바꿔가며 섹스를 한다면 크게 지겨울 일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섹스 파트너를 여러 명 두기 힘들다. 처음에야 손만 잡아도 가슴이 뛰고 같이 밤을 보낸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렜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감정들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육체와 정신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이렇게 육체적으로 서로에게 익숙하다 못해 지겹다고 느껴지면 정신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우리가 사귀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성에게 한눈을 팔고 싶은 건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의 설렘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익숙함에서 편안함으로 연결이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알다시피 섹스는 편안한 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 (이건 섹스가 불편해야 한다는 말은 아님은 잘 알 것이다) 설사 서로의 관계에서는 편해진다고 하더라도 섹스에서만큼은 안락함, 편안함, 익숙함, 보다는 새로움과 설렘이 더 필요하다. 만약 최고의 섹스가 편안함과 익숙함이라면 이 세상의 모든 기혼남녀는 절대로 바람을 피우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익숙한 섹스 상대와 결혼을 했고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매일 밤 편안하고 안락하고 익숙하게 섹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에로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듯, 주인공이 섹스하게 되는 상대는 언제나 잘 모르는 미지의 인물이다. 잘 모르는, 신비하고 새롭고 두근거리는 상대와의 섹스. 우리의 판타지가 무엇인지를 영화는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모든 판타지가 그러하듯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기란 매우 힘들다. 알다시피 원나잇 스탠드는 그저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연인들이 어느 정도 사귀기 시작하면 각종 기념일이 생기고 그럴 때 우리는 이벤트를 하게 된다. 뭐 그리 거창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어찌 되었건 평소와는 좀 다르게 그 날을 보낸다. 선물하기도 하고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기도 하며, 좀 더 애를 쓴다면 차 트렁크에 수소 풍선을 넣어뒀다가 연인 앞에서 띄워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벤트들은 점점 익숙해져가는 그래서 어느덧 권태로워지려는 둘 사이를 다시 한 번 타이트하게 잡아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이걸 익숙해져서 조금 지겨워지기까지 하려고 하는 섹스에 접목한다면 어떻게 될까? 
 
매번 같은 상대와의 섹스가 언제부터 지겨워지기 시작하는지 그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내 경험에 의하면 대충 1년 정도가 지나면 슬슬 권태로움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물론 그 1년을 1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서 섹스하느냐 혹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섹스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1년 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그때가 되어 새로운 섹스 상대를 찾으면 권태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지만 단지 섹스 파트너가 아닐 경우에는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럴 때는 비록 상대는 같을지라도 색다른 시도를 하거나 약간의 도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도구라고 해서 채찍이나 수갑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물론 그걸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색다른 시도라면 자세 정도가 있을 텐데 사실 1년 정도 섹스를 하고 나면 이미 나올 자세는 다 나오고 써먹을 개인기도 더는 없을 법하다. 이때 가히 기인열전이라 할만한 매우 난해한 자세를 취하려 하거나 평소 두 사람의 섹스 스타일과 너무도 동떨어진 시도를 하게 되면 다른 섹스 상대에게 배우지 않았나 하는 의심만 받게 될 뿐이다. 따라서 가장 간편하고도 쉬운 건 역시 도구의 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 그렇다면 어떤 도구를 쓰느냐. 처음 색다른 섹스를 시도한다면 매우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이를테면 생크림과 눈가리개 정도. 생크림의 경우 다들 짐작하시다시피 상대의 몸에 생크림을 바르고 그걸 핥아먹으면 된다. 평소에도 그런 식의 애무는 늘 하겠지만 실제로 뭔가를 먹는 것과 그저 시늉만 하는 것과는 느낌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실제 육체로 느끼는 차이보다는 기분이 더 크게 작용한다. 상대의 몸에 생크림을 바르고 그걸 핥아먹는 것,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실제로 해도 짜릿하다) 생크림은 특히 항문 등에 애무할 때 매우 유용하다. 섹스 전에 아무리 깨끗하게 씻는다 하더라도 아무 거부감 없이 그곳을 혀로 애무하기란 좀 거시기하다. 하지만 생크림을 이용하면 그런 거부감을 거의 90% 정도 낮출 수 있다.
 
눈가리개는 어느 한쪽만 눈을 가리고 나머지 한쪽은 눈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이때 불을 꺼서 컴컴하게 만든다면 아무 의미도 없어지니 꼭 은은하게나마 조명을 켜야 한다. 눈을 가리는 쪽이 되어도 혹은 눈을 가리지 않는 쪽이 되어도 평소보다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단 눈을 가린 쪽은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동시에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물리적 상태는 이상하게도 무척 섹시한 기분이 들게 한다. 거기다 상대의 행동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된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완전하게 통제당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눈을 가리지 않는 쪽은 섹스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섹시함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섹스를 할 때 주도권을 잡는 쪽이었다 하더라도 상대가 눈을 가려서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확연하게 느낌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섹스할 때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불을 꺼야 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대는 볼 수 없고 나만 볼 수 있으면 불을 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다. 불을 켜고 섹스를 하면 컴컴한 어둠 속에서 실루엣만 겨우 보이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생크림과 눈가리개는 비교적 안전하고 큰 거부감도 없는 도구이다. 따라서 생전 처음 시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 파트너로부터 미쳤느냐 혹은 변태냐 하는 소리를 들을 염려는 전혀 없다. (처음부터 채찍 같은 걸 들이대 봐라 뭐라고 하겠는가?) 그러면서도 색다른 섹스를 시도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소 밋밋해져 버린 섹스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눈가리개는 눈가리개가 있다면 그걸 이용하면 되지만 없다면 아무 천이나 접어서 쓰면 되고 생크림은 가까운 제과점에 가서 500원만 주면 약 7회 정도는 생크림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양을 준다. 천과 500원짜리 생크림. 이걸로 색다른 섹스를 할 수 있다면 대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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